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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리뷰

카투사 생활-9(체력 훈련, KTA, 보직, 식당, 음식, 교육, 시험, 영어)

by 진강민승 2021. 11. 10.

카투사 훈련병의 KTA(카투사 훈련소) 생활(9)

날씨가 점점 추워지네요! 겨울에 입대하시는 카투사분들은 방한 대책을 톡톡히 해가서야 할 거예요! KTA에서는 그 어떤 내복, 방한용품이 불가능하지만 잘 숨겨가시면 가능하기도 하더라구요. 논산 훈련소는 사회 물품 못쓰게 하긴 하는데 막 동네방네 자랑하는 거 아니면 그냥 히트텍 같은 방한내복 입어도 되더라구요. 모쪼록 인생의 가장 추운 시기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난 이야기는 링크 달아둘게요!

 

https://jinkmins.tistory.com/entry/%EC%B9%B4%ED%88%AC%EC%82%AC-%EC%83%9D%ED%99%9C-8KTA-%EB%B6%88%EC%B9%A8%EB%B2%88-%EC%B2%B4%EB%A0%A5-%ED%9B%88%EB%A0%A8-%EA%B5%90%EC%9C%A1-%EB%B3%B4%EC%A7%81

 

카투사 생활-8(KTA, 불침번, 체력 훈련, 교육, 보직)

카투사 훈련병의 KTA(카투사 훈련소) 생활(8) 카투사 훈련소에서의 생활은 전반적으로 오후 4시까지 빡세고 이후로 널널합니다. 약 21일간 지속되는 카투사 훈련소에서의 생활은 1차 PT(체력검정)

jinkmins.tistory.com

 

KTA 9일 차.

오늘도 늘 그렇듯 아침에 일어나기 너무 힘들다. 죽을 뻔 했다. 새벽 4시에 사람을 깨운다는 생각은 누가 처음 한 건지 진짜 한대 세게 때리고 싶다. 오늘 아침운동 솔직히 너무 걱정됐다. 어깨가 더 아파질까 봐. 근데 저 킹 갓 이부프로펜이 진통 역할을 제대로 하는 건지 아님 순진한 나의 위약효과가 톡톡히 일을 하는 건지 점점 나아져서 아프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다.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아침에는 안개가 좀 낀 것 같더니 지금은 초봄 날씨 같다. 우리 곧 체력검정 보는데 그 날 아침도 따뜻해서 PT 2 mile 달리기 할 때 안 춥길 바란다. 오늘은 일주일 동안 열심히 한 군사영어, ELT 시험을 보는 날이었다. 꽤 잘 본 것 같은데 결과는 아직 모른다. 잘 봤겠지 뭐.

 

 

 오늘 점심이 너무 맛있었다. 이게 말이되나? 어제저녁에는 스테이크인 척하는 간 덩어리가 나왔는데 오늘은 진짜 스테이크였다. 진짜 찐이었다. 울며 먹은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좋은 위치에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먹었다. 약간 게슈타포에 협력하는 유대인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고기 써는 럭셔리한 삶을 사는 수용자 같다.

 

 빨리 자대로 사라지고 싶은데 PT 걱정이 좀 든다. 2 mile 달리기에서 자신이 없어서 윗몸일으키기와 팔 굽혀 펴기를 각각 50개 이상씩 해야 할 것 같다. 제발 월요일날 몸이 가뿐하길 바란다.

 

 와서 느낀 건데 내 영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워낙 주변 애들이 다 입만 열면 영어밖에 안 하는 미국대학교 다니는 애들 뿐이어서 내 영어가 많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도 있지만, 어휘, 발음, 작문 등 모든 게 뒤쳐지는 것 같다. 슬프다. 이래서 카투사 경쟁률은 어떻게 뚫은거지?

 

 

 라고 썼는데 영어 시험 ELT 점수를 확인해보니 95.5점으로 2등 했다. 난 이렇게 잘한다. 칭찬만 하고 살자. 일 등 한애는 98.5다. 미친놈 아닌가 싶다. 일주일간의 군사영어 수업이 막을 내려 선생님이 초콜렛도 주셨다. 원래 영어로만 말씀하시다가 한국어로 조잘대는 울 아저씨의 모습을 보니 맘이 따땃해졌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미드도 보여주셨는데 꿀잠 자서 기억은 안 난다. 

 

 오늘 하루도 끝났다. 개운한 하루다. 분대원 형이랑 같이 Turf 잔디밭도 7바퀴 달리고 왔다. 분대원들이랑 그러고 얘기 좀 했는데 면접 보는 보직은 안 좋다고 한다. 면접 보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안 해야겠다. 운에 맡겨야지. 분대원들 중 몇 명은 운동에 너무 자신이 없어서 1차를 아예 포기하고 2차에 사활을 걸려고 한다. 마음이 아프다. 어깨도 많이 안 좋은 것 같던데 다들 함께 자대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받아온 약 좀 나눠줘야지! 이게 바로 전우애.. 마음이 뜨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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