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 생활-11(미군, 훈련소, 후반기, 평택, 보직, 병과, PT, 체력검정)

카투사 훈련병의 KTA(카투사 훈련소) 생활(11)

최근 며칠간 날씨가 많이 춥더니 다시 따뜻해진 오늘이네요. 오늘은 카투사 후반기 교육에서 꽃이라고 볼 수 있는 PT 테스트, 즉 체력검정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KTA에서는 모두가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지냅니다. PT를 통과하자. 좋은 보직을 받자. 그걸 위해 논산훈련소에서부터 없는 시간 쪼개가며 운동을 하죠. 오늘 보여드릴 일기는 제가 PT를 통과하던 아주 추운 날의 기록입니다.

 

지난 일기는 아래 링크 남겨둘게요! 찾으시는 정보 카테고리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어요.

https://jinkmins.tistory.com/entry/%EC%B9%B4%ED%88%AC%EC%82%AC-%EC%83%9D%ED%99%9C-10%EC%B9%B4%ED%88%AC%EC%82%AC-%ED%98%91%ED%9A%8C-%EA%B5%90%ED%9A%8C-%ED%8F%89%ED%83%9D-%EC%9A%A9%EC%9D%B8-%EC%84%B1%EB%82%A8-%ED%96%89%EC%A0%95%EB%B3%91-%EB%B3%B4%EC%A7%81-%EC%8B%9C%EC%84%A4-%EB%B0%B0%EB%9F%AD

카투사 생활-10(카투사 협회, 교회, 평택, 용인, 성남, 행정병, 보직, 시설, 배럭)

 

KTA 11일 차.

 6시에 일어났는데도 많이 피곤했다. 그래서 오늘 쉬는시간 틈틈이 열심히 잤다. 어깨 아픈 것도 많이 좋아졌고, 컨디션도 꽤 좋아졌다. 내일 뛰다가 배 아플까 봐 일부러 우유도 안 마셨다. 내일은 정말 중요한 날이다. 내일은 PT 때문에 3시 30분에 일어난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시각에 일어나는 거라 좀 의아하지만 불침번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다. 다행이다. 7시쯤부터 일찍 누워서 자야겠다.

 

 오늘 미군에 대해 느낀 한가지가 있다. 오늘 Chief와의 대화시간이 있었는데, 우리가 1주일간 느낀 애로사항과 좋았던 점을 물어보더라. 개선을 위해 그런 걸 매주 묻고, 실행하려고 한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실제로 하는지 어떤지와는 별개로 시도한다는 점이 멋졌다. 대부분 청소도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너무 청소 도구가 부족하다. 근데 청소는 또 오지게 많이 시킨다. 완전 수요와 공급 딱딱 안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다.

 

 

 하늘이 나를 돕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 교회에서 기도를 진짜 빡세게 했다. 내일 PT 붙길 바라는 내 온 마음 다해 빌고 빌었다. 진짜 바란대로 다 되면 외박 나가서 성당 바로 다닐 거다.

 

 면접을 통해 갈 수 있는 보직과 병과들은 아직 대충 몇 개만 나와있는데 뭐든 평택 행정, 보급, 의무정도면 지원해볼까 한다. 평택에 남고 싶다. 열렬히!

 

 

KTA 12일 차.

 PT날이다. 새벽 3시 30분에 사람을 깨우는 군대, KTA에 진짜 질려버렸다. 날씨는 별로 춥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일어나서 이부프로펜 3알이랑 감기 시럽 먹고, 힘 잘 내려고 어제 식당에서 냅킨에 싸서 훔쳐온 설탕이랑, ELT 시험 끝나고 받은 초콜렛을 먹었다. 약이랑 단거 먹은 게 진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너무 떨렸다. 정말 긴장됐다. 팔 굽혀 펴기를 제대로 못하면 어쩌지? 저 많은 교관들 중에 누가 내 숫자 세주는 사람일까? 달리기 큰일이다! 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하필 제일 꼰대 같고 짜증 나는 사람이 내 담당이었다. 팔 굽혀 펴기는 50개, 윗몸일으키기는 63개 했다. 성공적이었고, 달리기도 15:27에 했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페이스 조절을 잘한 것 같다. 내 앞에 가는 잘하는 애만 졸졸 쫓아갔다. 힘들 때마다, "집에 가고 싶다", "지금 3분 편하자고 일주일 동안 통과 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래?" 하는 생각을 하며 달렸다. 아무튼 결과는 대성공이다. 9일 후 수료식 날 가족들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수료할 수 있다!! 몇몇 분대원들은 아쉽게도 Fail 했지만 2차는 다들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추가 면접 보직들 목록이 나왔는데 다 하나같이 쓰레기라 면접을 안 볼까 한다. 진짜 최고의 꿀 일지 아닐지 고민되고 망설여진다. 평택에 남는 것만으로도 너무 꿀이고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PT 붙고 나니 그것보다 더 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