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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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통풍일지 : 3화] 2주간의 건강 통풍 식단, 통풍에 좋은 음식 찾기 열전
2022.05
저녁부터 바로 식단을 시작했다. 회사에서 전화로 요산수치를 통보받았던 터라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통풍에 대한 모든 정보를 섭렵했다.
그 결과는 이렇다. 온갖 나물을 반찬가게에서 사와 그 나물을 잔뜩 넣고 비빈 밥에 나물을 반찬으로 먹었다. 반찬가게에서 양념장도 줬지만 양념장은 넣지 않는다. 간장 조금이면 충분하다. 좋아하던 고기도 하나도 없고, 맥주와 막걸리를 마시는 가족들 틈바구니에서 이렇게 풀을 먹었다. 애호박나물을 자주 먹었는데 호박에 칼륨이 많아 소변을 자주 보게 해 통풍에 좋다고 한다. 추천~!
이 녀석들은 출출할 때 야식으로 자주 먹었다. 원래는 치킨, 맥주, 곱창, 족발과 같이 자극적인 음식들로 배를 채웠다면, 통풍 환자가 된 나는 배달음식을 먹을 수 없어 파프리카, 오이, 무우, 무순으로 배를 채워야 한다. 그치만 이렇게 먹으면 너무 심심하기 때문에 극강의 자극을 위해 머스타드를 양껏 뿌렸다. 할라피뇨도 낭낭하게 얹었다. 뭔가 혀를 툭 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야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통풍환자는 기본적으로 항상 배가 고프다. 매일같이 풀떼기만 먹고 살아 뒤 돌면 배고픈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고구마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많이 많이 쪄두고 배고플 때 배 채우는 용도로 최고였다. 극강의 탄수화물이라 통풍에 크게 문제가 없다. 다만 당, 그리고 중성지방 측면에서 문제가 될까 싶었지만 치킨 먹는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또 다시 등장한 포케다. 요리를 사먹는 느낌이 들게 만들어주는 좋은 외식 메뉴다. 여기는 성수에 있는 밸런스포케! 사진을 보면 위는 고기가 잔뜩 올라간 비 채식주의자용 포케, 아래는 두부가 잔뜩 올라간 그냥 통풍 환자용포케다. 연근, 치커리, 은행, 적양파, 양파, 비트, 버섯 등이 잔뜩 올라간다. 말린 표고버섯은 포자때문에 통풍환자에게 안 좋다고 해 버섯 또한 최대한 멀리하려고 노력하지만 안먹을 수 없었다. 난 배가 고프다. 저 꽃은 데코용이었다. 먹어봤고, 맛 없었다.
통풍에 나쁘다. 과일 좋은거 아닌가요? 하겠지만 과당 또한 많이 섭취하면 안 좋다고 한다. 특히 액상과당이 들어갔을지도 모르는 생과일주스는 더 나쁘다. 과일을 먹을 때 꼭 양을 정해두고 먹도록 하자. 배고프다고 막 먹다간 발이 부은 아저씨가 되기 쉽다.
이런게 여기 나와도 되나 싶겠지만 이 친구를 먹으려고 건대 앞까지 간 나의 정성을 알아봐 주면 좋겠다. 마라샹궈는 원래 육수를 옴팡지게 써서 만드는 요리인데, 이친구는 채수로 요리했다! 덕분에 마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20대 마라 없이 못 산다. 건대 앞 상호는 기억 안나지만 맛있었던 이 집 덕분에 통풍환자도 마라 먹을 수 있었다. 무슨 고인돌? 그런 느낌의 이름이었는데...
늘 이런 밥을 먹었다. 흔한 통풍환자의 저녁밥이다. 밥도 지금은 귀리밥으로 바꿨다. 마라샹궈를 먹는 날이 있으면 이런 밥만 먹는 시기도 있는거다. 두부로 부족한 단백질을 열심히 채워야 한다. 오이무침, 고들빼기같은 시골 반찬으로 위를 달랬다. 절대 고기는 먹지 않았다. 배고팠던 시절이었다.
회사에서 점심에 먹은 바지락 비빔밥이다. 보다시피 새싹채소들과 어린잎, 당근, 파채, 바지락이 들어있다. 바지락은 통풍에 좋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의 동물성 해산물들은 먹으면 안된다. 새우도 가리비도 조개도 안된다. 가리비는 싹 다 골라내서 먹었다. 편식왕이다.
정말 맛있게 먹은 샐러드이다. 동네 샐러드 전문점에서 8000원정도 주고 샀다. 구운 가지, 파인애플, 달걀, 양상추, 적양배추, 올리브, 옥수수, 파프리카, 병아리콩이 들어있다. 이렇게 푸릇푸릇해보여도 구운 가지가 꽤 포만감을 준다. 소스는 절대 먹지 않는다. 소스는 액상과당을 함유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 정말 철저한 식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요거트다! 유제품은 몸에서 받기만 한다면 통풍에 좋다고 한다. 저지방으로 먹어야 한다고 한다.
5/11, 대망의 검사 전 날 먹은 반미이다. 미국 반대할 때 그 반미 아니고, 베트남 음식 반미이다. 안에 뭘 넣을지 고를 수 있는데, 나는 비건이기 때문에 고수를 많이 넣고 새우며 계란이며 하는 것들을 모두 뺐다. 비건이 된 나.. 제법 멋지다. 음료도 원래 콜라는 안 좋아했기 때문에 탄산수를 마신다. 탄산수는 괜찮나? 해서 찾아봤는데 레몬 청 등 청을 넣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한다. 콜라는 액상과당의 집합체여서 절대 먹으면 안된다고 한다. 알아두시길.
5/12, 나의 두번째 검사날이다. 전날 밤부터 쫄쫄 굶고 검사 받으러 동네 병원으로 향했다. 2주간 정말 빡센 식단을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자신은 있었지만 사실 불안했다. 매일 물도 많이, 그리고 자주 마셨고, 몸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이랬는데도 요산수치가 잘 안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컸다. 심지어 6월에 제주도를 가려고 계획중이었기 때문에 요산수치 관리가 필수적이어서 더 불안했다. 그렇게 피를 앙상한 팔에서 쪽 뽑았다. 그리곤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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