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 자대 생활(20)
카투사 생활-19(캠프 험프리스, 신병 보호기간, px, 패스, 피자헛)
카투사 자대 생활(19) 오랜만입니다. 현생이 바빠 신경쓰지 못하고 살았던 블로그에 돌아왔습니다. 아직 보여드릴 게 많아 전전긍긍하던중 돌아오게 돼 기뻐요. 2020년에 전역한 아저씨의 기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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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대 4일 차(처음으로 맞는 주말)
처음으로 CAC, Warrior Zone을 이용해본 날이다! 오늘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눈이 딱 떠졌다. 날이 좋아서 그랬는지 딱 주말 아침스러운 분위기였다. 기분 좋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Provider grill로 향했다. 오늘은 무려 랍스터 꼬리가 있었다. 이런 걸 먹으면서 군생활을 하는 미군들이 진짜 부러웠다. KTA에서 먹었던 것들이 너무 보잘것 없이 느껴졌다. 왜 우리한테 그런 양도 적고 맛도 없는 것들을 먹였는지 정말 의아할 지경이었다. 세상 제일 건강식 하는 사람처럼, 샐러드랑 스무디를 담고 랍스터 꼬리까지 담아서 동기랑 맛있게 먹었다. 완전 횡재했다.
식사 후 Provider grill 식당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거기에서 New PX로 향하는 그린버스를 탔다. 오늘은 해가 있어서 그런건지, 한 번 가본 길이라 그런건지 어제만큼 오래 걸리는 것 같진 않았다. new px에 도착해보니 우리랑 같은 기수인 빡빡이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다들 사복이 없어 OCP를 입고있고 머리가 지나칠 정도로 빡빡 깎여있어 알아보기 정말 쉬웠다. 다들 각자 부대의 시카와 함께여서 뻘쭘하고 어색해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끼리여서 눈치 전혀 안보이고 즐거웠다. 오늘이 아닌 어제 같이 투어해준 시카에게 감사를... 뉴피엑스쪽에서 컴퓨터 하고 놀고있는데 거기 아저씨가 하도 우리한테 트집잡고 뭐라고 난리쳐서 워리어존으로 옮기기로 했다. 근데 동기 형이 자기는 OCP 입고있기 싫다고 엄청 비싼 브랜드 옷을 그냥 툭 툭 사서 입었다. 재력이 있는 사람은 다르구나 하고 느꼈다.
워리어존에 가니 친한 논산 분대 동기들이 있엇다. 컴퓨터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플레이스테이션4(PS4)랑 Xbox 구경을 했다. 구분되어있는 안락한 소파들마다 티브이가 한대씩 놓여있고 거기서 다들 게임을 열심히 하고있었다. 보기 좋았다. 이런게 군대구나 싶었다. 한국군을 온전히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훈련소가 아닌 자대로 가면 거기에도 이런 시설이 있을까 궁금했다. 다들 PC 하고싶어서 미쳤구나 싶을정도로 컴퓨터 순서 대기줄이 길어서 동기들이랑 포켓볼도 치고 영화감상실의 리클라이너에 누워서 낮잠도 잤다.
그리고 마침내 PC를 잡았다. 친구들이랑 페메를 하는데 마치 내가 사회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아니다). 그렇게 계속 PC하고, 컴퓨터 순서 기다리면서 탁구 치고 포켓볼 치고 엑스박스 하고 플스 하고 영화관에 누워서 뒹굴거리면서 하루를 보냈다. HALO5 라는걸 해보려고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안돼서 접었다. PC로 오버워치를 오랜만에 하니 이게 학교 앞 피씨방인지 군대 게임방인지 모를 일이었다.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었다. 군인이라 사육되어 살다보니 밥 먹을 시간은 귀신같이 안다. '시간이 이렇게나 잘 가는 거였구나' 생각하며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 워리어존 안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를 사 먹었다. 정확히는 동기가 사주는 햄버거를 얻어 먹었다. 일기를 쓰는 이 순간에도 생각나는 맛있는 햄버거였다. 무려 10달러나 하는 Mushroom burger 였다. 흔쾌히 냉큼 사줘서 낼름 받아먹었다. 기회는 온 순간 가져야한다. 이렇게 며칠 먹고 놀고 하다보니 느낀 건데, 정말 살찌기 딱이다. 월요일부터 꼭, 무조건 헬스 다닌다!
바로 며칠,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살아남기 위해 죽을듯이 운동했는데 조금 여유로워졌다고 이렇게 살 찔까봐 운동하게 된다는게 참 신기하다. 사람이 어느 환경에 놓이는지가 정말 마음가짐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환경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나를 열심히 아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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