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 자대 생활(21)
카투사 생활-20(평택카투사, 컴퓨터, px, 시설, 미군 식당, 신보기, 첫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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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대 5일 차
일요일을 어떻게 하면 가장 알뜰하게 잘 보낼까 고민하다가 오늘도 어김없이 워리어존으로 향했다. 워리어존도 이렇게 몇 번 다니다보면 금새 익숙해질 것 같다. 좀 먼게 흠이지만... 오늘도 컴퓨터를 하고, 뉴피엑스가서 보드게임도 빌리고, 피아노 방 구경도 하고, 텍사스 로드하우스도 먼발치에서 바라봤다.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걸 보게 되는 것 같다. 부대 안에 저런 스테이크집이 있는 줄 누가 알겠어? 나도 언젠간 꼭 가봐야지.
계속 친구들이랑 페메를 하고 인스타 디엠을 하다보니 내 카톡이 그립다. 한국인의 정서가 좔좔 묻은 최고의 SNS인데 핸드폰이 없어서 카톡을 못하네. 페메나 디엠은 너무 불편한데... 얼른 나가고싶다. 나가서 내 핸드폰도 다시 만나고, 친구들도 만나고 가족들도 보고싶다. 다들 이맘때 에스코트(첫 면회) 해서 가족들도 부대에 초대하고, 짐도 가져다 달라고 한다는데 우리 가족은 언제 온다 말이 없고... 시카도 어떻게 하는 건지 알려주질 않아서 어째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기다려봐야지.
오늘 워리어존에선 어제 못 본 다른 동기들을 더 많이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것도 아닌데 괜히 더 반가웠다. 특히 동기 한 명이 내 친구가 선임으로 있는 부대로 갔다고 한다. 친구한테 잘해주라고 말해놔야겠다 ㅋㅋㅋ 동기들의 페북을 구경했다. 찰랑이는 머리를 가진 동기들을 보니 역시 남자는 머리가 외모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서 빨리 머리를 길러야겠다. 근데 선임들을 보니 여전히 다들 빠박이수준이어서 나도 큰 기대는 하면 안될 것 같다.
오늘 저녁은 Talon 이라는 Dfac에서 먹었다. KTA 때 먹던 디팩 근처여서 기대는 별로 안했는데 Semaphore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그렇지만 Provider Grill을 이길 순 없는 듯. 선임들이 다들 조금 있으면 질린다고 하던데 난 정말 안 질릴 것 같다. 샐러드가 넘쳐나고 싱싱한 과일에 스무디에 에그 스테이션까지 있는 이 완벽한 곳을 어떻게 질려하지? 정말 이해가 안간다.
돌아오는 길에는 어디서 버스를 타는지 몰라서 내가 빚진 돈도 갚을 겸 내가 동기들 택시를 태워주기로 했다. 사실 근데 택시 타고싶지 않았다. 솔직히 돈 번지 너무 오래돼서 돈이 없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나도 진짜 나쁜 사람인 것 같다. 돈 별로 안쓰고 싶은 순간에는 만원도 아까워하는게 너무했다. 미안하네.. 암튼 택시를 타려는데 웬 아저씨가 어디까지 가냐고 묻길래 우리 배럭을 얘기했다. 그랬더니 그러면 자기랑 같이 타자고 하더라. 그래서 합승했다. 택시 안에서 우리는 어디 부대 소속 PV2들이다, 하는 얘기도 하고 또 카투사 스낵바가 몇시까지 하는지 알고 있냐, 하는 얘기도 하며 가다보니 어느새 우리 배럭 앞이었다. 솔직히 조금은 기대했는데, 역시나 그 아저씨가 택시비를 내주셨다. 그러면서, 자기는 CPT Gonzales라고, 잘 지내라고 했다. 너무 고맙더라.
우리는 따지고보면 그 사람들에게는 낯선 땅 한국 속 자기 구역 안에 새로 들어온 이방인들이니, 게다가 자기 아래의 하급자들이니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도 더 큰 사람이 되어 낯선 사람들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야지.
그렇게 배럭으로 돌아와서 야점을 하고, 통화하러 99폰을 향해 내려가는데 주방에서 연기가 심하게 나 화재 경보가 울렸다. 다들 밖으로 대피하고 소방차도 왔다. 스케일 남다르다. 다들 잘 마무리하고는 다시 배럭으로 들어갔다. 왠지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엄마랑 통화하고 학교 사람들과 통화했다. 학교 친구들 중에는 군대를 못가고 있어 슬픈사람, 가고싶던 의경에 떨어져 슬픈사람, 지원병으로 안뽑혀 난감한 사람 등등 다양한 경우가 존재했다. 다같이 카투사를 썼는데 붙은 사람이 적어 미안하기도, 기분좋기도 했던 그날이 생각났다. 모쪼록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나에대한 부러움이었다. 뿌듯했다.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내가 지금 처한 이 환경에 대한 고마움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게 됐다. 정말 운이 좋아서 어쩌다 이렇게 된 거니 그에 맞게 겸손하게, 할 일 잘 하며 감사를 느끼며 행복하게 군생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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